게임 기획 이야기 다섯번째. 게임 기획 개론 (1)

이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읽고 오면 좋을 듯한 포스팅 링크를 걸어 둔다. 이미 읽었거나 귀찮으면 패스해도 무관하다.


오늘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해 보려고 한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그동안 계속 게임 기획이라고 썼었는데 정확한 표현은게임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어디선가 게임 플래닝 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명칭이라고 생각한다.

게임기획자

인류는 수천년간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즐겨왔다.바둑이나 체스같은 수세기 동안 계속해서 사랑받는 게임들은 아주 오랫동안 모든 사람들이 같은 규칙으로 게임을 즐겨왔다.또 어떤 게임들은 반짝 인기를 없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모든것을 통틀어 게임 혹은 놀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게임 디자인은 이런 놀이들의 규칙을 정하는 일이다.

일반적인 게임 디자인은 다음과 같은 과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1. 게임 상상한다.
  2.  게임의 동작방식을 정의한다.
  3.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정리한다. (컨셉 기능 예술적 요소 등을 말이다)
  4.  이런 정보를 실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팀에게 전달한다. (문서)

아주 간단하게 나열했지만 실제로 이 몇개 안되는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

게임 디자인은 어떤 영역에 포함이 되는 산업일까?

1.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는 예술, 기술자의 영역 과거의 게임 제작은 특별한 사람들이 만드는 영역이라고 여겨진 적이 있었다. 빌로퍼,시드마이어,톰클랜시 같은 사람들이 그런 특별한 사람들이다.


과거의 사람들은 게임이 실제로 오랜 시간동안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뚝딱 만들어 내는 것. 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물론 현재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많다.)
(예전에 애니팡에 한참 흥행할 때 친구가 나한테 했던 말이 있다 ” 야 애니팡 같은 거 하나 만들어 봐” 미친 거 같았다.)

2.  과학적인 영역
게임 디자인은 테크닉의 집합이며 연속된 사고를 거쳐 진행되는 일이라는 걸 정확히 이해하고 있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인 영역에 들어선 전문가들만이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가 맞을까? 둘 다 맞을 수도 틀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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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게임 초반에 컨셉과 아이디어를 구성할 때는 특별한 감각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실제작 과정에서는 구체적인 기능을 정리하고 규칙을 정하는 듯 실질적인 일을 하는 시기에는 특별한 감각은 사실은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왠만한 게임을 혼자 뚝딱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게임은 과학처럼 가성을 검증하거나 진실을 탐구 하지는 않는다
엄격한 절차와 방법을 따지지도 않고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논리적 사고의 틀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만약 게임 디자인의 영역에서 논리적 사고력 혹은 엄격한 절차 등에 대한 깊게 고민을 하게 된다면 아마 우리가 하는 게임들은 게임이 아니라 현실처럼 느끼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하면 게임이 엄청나게 재미없어질 것이라는 말이다.

게임 디자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즐겁게 혹은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즐거움이 바로 게임 디자이너의 진정한 영역이다.

게임 디자인의 기본 요소

게임 디자인은 일련에 규정된 절차와 형식으로 나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 디자인 과정을 공식 한다거나 한번의 작업으로 프로그램 팀이 게임제작에 착수할 수 있는 정도의 완벽한 게임 디자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경력이 쌓이거나 경험이 풍부한 게임 디자이너의 경우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분명 실제 게임이 제작되면서 수많은 수정의 과정을 겪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게임은 점점 정제되고 게임 디자이너의 비전이 게임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기본 요소를 알기 전에 우리는 반드시 게임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게임디자이너 역사는 짧다면 짧을 수도 길다면 길 수도 있는역사를 갖고 있다. 그리고 분명한 건 앞으로도 더 발전할 여지가 분명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영화나 광고 업계와 비교해보면 자신들이 보유한 능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이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일에 있어서 게임 디자이너들은 아직도 영화 제작자나 광고제작자 들에 비해 여러 가지로 모자란 점이 있다.

우리는 뜬금없지만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맥도날드 매장이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뒤덮여 있다는 것에 대해서 궁금해 본적이 있을까?

심리학적 측면에서 노란색은 사람이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고 붉은색은 조급함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도배된 맥도날드에 온 고객들은 얼른 먹고 자리를 뜨고 싶어하도록 의도된 색 배치다.
(사실 다른 유명한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거의 빨간색이 기본이다.)

 테이크아웃을 기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일 경우 고객이 자리를 오래 차지하고 있을 경우에 매장의 빠른 회전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붉은색을 주로 사용한다  이러한 색에 대한 반응을 연구한 ‘데스먼드 모리그‘라는 사람의 맨 왓칭이라는 책을 읽어보면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있다.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맥도날드 예를 왜 들었을까?

게임은 단순히 게임의 규칙만으로 성공적인 게임 디자인이 완성될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스스로 게임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능력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 게임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것일까?혹은 게임 디자이너가 됐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되는것일까?

게임 디자인에 필요한 능력이란 눈으로 볼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절대 아니다.

게임 디자이너는 훌륭한 게임 디자인을 위에 장인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게임 디자인은 분명 신비롭고 놀라운 세계를 꿈꾸고 상상 해내는 창조적인 직업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은 없다. 하지만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테크닉,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노력,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자하는 풍부한 상상력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더욱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들을 찾아내기 위해 게임 디자인과 상관 없어 보이는 다양한 학문과 지식이 충분히 겸비 해야 되는 것이기도 하다

다양한 지식과 기술로 무장한 게임 디자이너들이 게임을 만들어 낼 때 그 게임은 놀랍게도 사람들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완벽한 세계가 만들어진다 .

게임 디자인이 게임에 있어서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본인이 좋아하는 방식의 게임 만을 만들고자 하는 디자이너들은 좋은 게임을 만들기 어렵다. 

물론 다양한 취향의 고객이 존재하고, 게임들이 원버튼 방식이나 혹은 하나의 액션만으로 게임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는 단순한 게임 들이 충분히 인기를 끌고 돈을 벌고 있지만, 그 게임들 역시 단순하게 접근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그러한 게임들일지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발전해서 다양한 요소들이 게임에 구현되면서 새로운 세계가 완성된다. 그러지 않다면 그 게임들은 결코 길게 갈 수 없을 것이다.

게임 디자인의 기본 요소

게임 디자인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부분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개념적인 부분이니 유의해서 보길 바란다)

Core Mechanics 

디자이너의 비전을 불변의 규칙으로 옮기는 일을 말한다.

코어 메카닉스는 게임에 심장 혹은 영혼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가슴 아프게 해도 현재의 게임 디자인에서 코어 메카닉스는 가장 천대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잘 팔리는 게임의 카피켓이 게임을 만들기 쉽고, 코어 메카닉스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무관심 혹은 무지 때문이다.

화려한 게임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화려한 게임은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도 있고 사전 예약 등을 통해서 높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물론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히 좋은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간다 이건 좀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많이 노력을 하지 않고 기존의 성공한 혹은 오래가고 있는 어떤 게임들을 카피캣 해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그것으로 결과물을 꺼내는 개발조직들이 상당히 많다. 과연 이부분이 게임디자이너 입장에서 옳은지 혹은 좋은지 조금 고민을 해야 되는 부분이기는 하다.

코어 메카닉스는 게임 세상이 돌아가는 규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세계관을 관통하는 그리고 세계가 유지되기 위한 규칙들. Mechanics 라는 단어 때문에 컴퓨터 기술과 혼동이 될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물론 수학적 계산과 컴퓨터에 사용으로 추상적인 게임 세계를 만들기 위한 절차 한 부분이지만, 코어 메카닉스는 역할을 게임이 작동하는 방식을 묘사하는 것이지 소프트웨어가 돌아가는 방식을 정리하는 것은 아니다.

코어 메카닉에 능력을 기르려면 꾸준한 공부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어떤 규칙으로이 세상에 돌아가며 규칙들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혹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그 영향은 결국 플레이어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조작을 하게 만드는지 등에 대해서 고민해야 되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는 있지만 아주 깊게 파고들어서 공부 할 필요는 없다 )

본인이 특정분야에 관련된 전공을 갖고 있거나 조예가 깊다면 당연히 유리하다.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식물 생명공학을 전공했던 나에게 선배들이 “식물형 몬스터를 설정 잘 하겠네” 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뭐든 남들보다  본인이 깊게 알고 있는 영역이라면 관련된 코어 메카닉스를 잘 설계 할 수 있을 것 이란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을 해준 선배들이 코어 메카닉스라는 단어를 떠올리진 않았겠지만 그들은 본능적으로 학문에 대한 깊은 조예는 게임 디자인에 있어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온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Storytelling and Narrative 

모든 게임은 저마다 고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게임 플레이 자체가 스토리인 경우가 많다. 사용자는 스스로 행동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로 테트리스도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쯤에서 일단 용어 정리가 필요하다. (이 용어의 개념은 게임 디자인에서 한정된다.)
1. 스토리스토리 능동적으로 이야기를 창출해 나가는 모든 절차.게임의 이야기 전체를 말하는 상위 개념. (이후에 설명 할 인터렉티비티와와 연관성을 갖고 있다.)
2. 네러티브 동적으로 스토리를 받아들이는 절차.스토리의 하위 개념으로써 스토리작가 (게임 디자이너)로부터 사용자에게 단방향으로 소통되는 것이 특징.

스토리가 왜 중요할까?

스토리가 존재하지 않거나 플레이어가 스스로 스토리를 구성해 나갈 방법이 없는 게임은 결국 사용자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한다.스토리는 적당한 긴장감을 유발 시키고 더욱 게임에 몰입 할 수 있게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AOS나 FPS는?

스토리는 능동적으로 이야기를 창출해 나가는 절차이다. LOL 이나 오버워치 같은 게임들도 분명히 기본 스토리가 있다. 그 안에서 사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이야기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 그들의 전투인셈이다.

긴장감을 주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제공하는 긴장감은 “기승전결”의 “전” 의 단계이다. 이 단계의 스토리는 사용자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 과제를 주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다. 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게임플레이에 녹아들면서 긴장감을 유발시키고 그 긴장감은 곧 사용자 스스로가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네러티브란?

네러티브는 기본적으로 선형적인 형태를 취하는 단방향성 묘사의 형태라고 정의 할 수 있다.게임에서의 네러티브는 사용자의 행동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사용자와 다음 사용자들이 동일한 경험을 하는 것을 전재로 한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네러티브란 것은 사용자의 행동을 제약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데, 제약이라기 보단 강력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강력한 스토리의 전달로 사용자가 게임 세계에 직접 들어와 있는 “몰입”의 상태에 들어가고 이는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데 아주 큰 역할을 수행한다.

네러티브의 단점은?

유동적 구조를 갖는 스토리를 생성해 내기에는 오랜시간이 걸린다. 왜냐하면 사람이 직접 다 써야 하기 때문이다.게임의 분기가 많아 질 수록 스토리를 구상하고 만들어 나가는데 공수가 많이 들게 된다.

이는 곧 품질의 저하 = 스토리가 갖고 있는 무게감을 감소 시키는 역 효과를 유발한다. 따라서 스토리성이 강한 게임일 경우 그만큼 분기의 수도 적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으로 디스토리트 비컴 휴먼 같은 게임은 진짜 대단한 게임이다.  물론 이 게임도 모든 경우의 수에 따라 스토리를 만든 것은 아니지다. 이 기법에 대해서는 추후에 스토리 관련 이야기를 할때 다시 언급하기로 하겠다.

스토리텔링의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 할까?

학창시절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왕도라는 것은 없다. 많이 쓰고, 많이 읽고, 많이 들어야 한다.

어느정도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생겼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보여주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듣고 수정하는 과정을 통 서서히 능력을 키워나가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방법이다.

3. Interactivity

Interactivity란 게임 세계안에서 사용자가 보고 들으며 행동하는 양식인터렉티비티는 사용자가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거의 모든 것들을 말한다.

그래픽, 사운드, UI 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 최근의 개념으로는 UX에 가깝다.

인터렉티비티의 역할

게임의 장르를 결정한다.
게임의 장르는 조작법, 게임의 플레이하는 플렛폼, 게임의 비쥬얼적인 분위기 등 여러가지 요소로 결정된다. 이 부분에서 인터렉티비티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인터렉티비티에 대한 부분은 이후 UI 부분에서 깊게 다뤄볼 예정이라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이번 포스팅에서 부터 한동안은 게임 디자인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처음에 설명했듯 테크닉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당분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한동안 이어질 게임 기획 개론 부분은 솔찍히 지루하다. 하지만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할때 빼 놓지 않고 항상, 그리고 길게 진행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만약 조금이라도 테크닉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웃 추가 해 놓고 한달쯤 뒤에 다시 찾아와 주길 바란다.

그럼 이만.다음 포스팅에서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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